소록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K신부앞에 일흔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 다가와 섰습니다.
지었습니다.
들과 같이 살다니요?"
이야기하는 노인을 바라보며 K신부는 무언가 모를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것이었습니다."
길을 떠난 건 어느 늦여름이었습니다.
소록도까지 오는 여정은 멀고도
힘든 길이었죠. 도중에 우린 함께 지쳐 버리고 만 겁니다.
싶었습니다 버렸습니다!
보게 된 것입니다.
없었습니다.
함께 죽는 길을
택하자." 갔습니다. 눈물이 나오던지….
물에 빠져 죽을
판인데 거예요. 거지요. 형이나 누나들이
아버지만 믿고 사는 판에 습니다. 순간, 나는 그만 그애를 와락
껴안고 말았습니다.
보냈습니다.
하고 손자 손녀를 낳고…
올라와 살자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했지요.
자면 그만이고.
동안은 참 편했습니다.
그 애들은 아무 말도 없는데 말입니다. 어느 날인가는 드디어 큰 아이가 입을 엽디다.
꾸렸죠. 그런데 사정은 그후로도 마찬가지였어요. 겁니다.
내다버린 아이,
내손으로 죽이려고까지 했으나, 살아왔던 아이,
힘겨운 대학까지 마쳐 놓았지만 내다버리고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아이,......
더 늙어보이는,
내 아들이 울면서 반기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이 물었죠. 어째서 이 못난 애비를 그렇게 기다렸는가를... 자식이 문둥병에 걸렸다고 무정하고 내다 버린 채 한번도 찾지 않은 애비를 원망하고 저주해도 모자랄 텐데 무얼 그리 기다렸느냐고…. 그러자 아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와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었노라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자기의 기도가 응답된 것에
아아 그때서야 나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힘으로 온 정성을 쏟아 가꾼 아홉 개의 화초보다, 쓸모없다고 내다버린 하나의 나무가 더 싱싱하고 푸르게 자라 있었다는 것을.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내 아들을 변화시킨 분이라면 나 또한 마음을 다해 받아들이겠노라고 난 다짐했습니다. 신부님, 이제 내 아들은 병이 완쾌되어 여기 음성 나환자촌에 살고 있습니다. 그애는 내가 여기와서 함께 살아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애와 며느리, 그리고 그애의 아이들을 보는 순간, 바람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들의 눈빛에는 지금껏 내가 구경도 못했던 그 무엇이 들어있었습니다. 공들여 키운 아홉명의 아이들에게선 한번도 발견하지못한 사랑의 언어라고나 할까요. 나는 그애에게 잃어버린 40년의 세월을 보상해 주어야 합니다.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그애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그 요청을 받아들일 작정입니다. 그러니 신부님,! 저를 여기에서 살게 해주십시오" ....... |